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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인 유전자와 적금통장

김윤후 2011. 2. 19. 02:43


리처드 도킨스는 '이기적인 유전자'에서 사람은 유전자적으로 이기적이라고 했다. 인간은 자기자신의 생존밖에 모르는 싸가지없는 놈이라고 도킨스는 그의 책에서 말하고 있다. 적어도 그 책을 읽은 나는 그렇게 느꼈다. 하지만 난 싸가지 없는 놈이 아니다. 결단코.

착한남자 콤플렉스. 정신분석학에서 사용하는 말인지는 나도 잘 모르지만 아무튼 내가 가진 여러 콤플렉스 중에 저것도 있다. 모두에게 웃어주고 모두에게 잘해주는. 정확히 말해서 모든 여자에게 웃어주고 모든 여자에게 잘하주는 남자. 더욱더 확실히 말해서 예쁜 여자에게는 더더욱. 여기까지.

나는 늘 예쁘게 정리된 나의 강의 노트를 공개발행했으며 나에게 들어오는 밥약속은 절대 거절하지 않았고 여기저기서 들어오는 무리한 부탁에게 늘 자신있게 'Yes!'라고 외쳤다. 적을 두지 않으려는 성격때문인지 나는 늘 타인에게 친절했다. 아, 근데. 참깨라면 먹다가 이런 글을 쓸 줄이야.






'너 누구꺼야?'
'자기꺼!'

여기서 말하는 자기가 자기자신을 의미하는 그 자기인지 아니면 고려청자, 이조백자 할 때의 그 자기인지 모르는 사람은 없을 듯하다. 그렇다. 나는 이미 내 것이 아니다. 아, 근데 스타오디션 위대한 탄생 보다가 이런 글을 쓸줄이야.

그녀때문에 택시를 그냥 보내고 그녀때문에 외식을 끊고 그녀때문에 말을 가려하고 그녀때문에 일찍 일어나고 그녀때문에 할인을 받고 그녀때문에 면허증을따고 그녀때문에 밥먹을때 물 많이 안먹는 요즘. 나는 그녀때문에 이기적인 사람이 되어간다. 나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놈이 아니라 너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놈으로.







어쩔 수 없이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연애
그래서
너때문에 적금통장에 사랑을 저금한다.
이기적인 유전자 그리고 적금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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