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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남편광주아빠
아내의 부탁으로 아내가 민준이와 함께 서울로 올라와 강의를 들었다. 강의를 듣는 거 보다는 서울에서 아내와 민준이를 만날 수 있다는 게 너무 좋았다. 학동역에 내려서 아내와 민준이를 기다리는데 이상하게 웃음이 났다. 요새는 민준이가 많이 생각나는데 요놈이 표정도 많아지고 옹알이도 많이해서 너무너무 귀여워 죽겠다. 아내가 민준이를 안고 저 멀리서 걸어오는데 보자기를 뒤집어 쓰고 있는걸 보니 자는 것 같았다. 보자기를 살짝 열어보니 잘랑말랑 눈을 뜨고 있었다. 아오. 귀여운 놈. 왜이리 예쁜지 2년 전 현준이가 너무 귀여웠던 그 때로 돌아간 것 같다. 아내에게 '내가 안을까?' 했다가 괜찮다고 해서 삐질 뻔했다. 쳇. 교육을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민준이가 조금 꽁알대는 것 같아 내가 '내가 민준이 안고..
현준이가 잘 자고 있는 걸 확인하고 밖으로 나와 티비를 틀었다. 건조기에서 마른 빨래를 꺼내 거실 한 가운데로 옮겨 놓고 자 이제. 빨래를 정리해볼까? 쉼호흡 하고 선풍기를 '약'으로 틀어놓고 자리에 앉으려는데 방안에서 현준이의 울음소리. 후다다닥 일어나 방문열어보니 현준이가 일어나 앉아 울고 있었다. 엄마. 엄마 하고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울고 있다. 현준이 깼구나? 엄마가 없어서 울었어? 아빠가 다시 왔어~ 현준이가 무서웠구나~ 아빠가 미안해. 아빠가 옆에 있을게. 현준이 눈물을 닦아주고 다시 눞혀 안아주었다. 조금 더 나오는 눈물을 닦아주는데도 조금씩 '식식'거리며 울음이 나오는지 현준이는 작게 '엄마. 엄마.' 거렸다. 다시 잠이 오는지 눈을 감고 내 품에 안겨서 조용해진 그 때. 품 속의 현준이..
"아빠? 회사에 가요?" 첫째 녀석이 나보다 조금 늦게 일어나 양복을 입고 있는 나를 보고 얘기한다. 목소리에는 울음이 섞여있고 표정은 약간 울상. 다 깨지못한 정신으로 내게 어디 가냐고 물어서 "아빠 회사에 가 현준아." 회사. 가 뭐 하는 곳인지는 중요하지 않을테고 단지 현준이는 아빠가 있으면 힘껏 밀어볼 수 있고 여기 저기 도망다닐 수 있고 쩜프해도 아빠가 받아줄 수 있고 나를 들어 하늘로 던져줄 수 있고 거꾸로 들어 흔들어줄 수 있고 아빠랑 술래잡기를 할 수도 있고 이것 저것 아빠랑 할 수 있는게 많은데 하지 못한다는게 슬플 뿐일 것이다. 나는 그 모든것을 알고 있지만 해줄 수 없으며 결국 회사에 가야 한다는 사실을 현준이에게 얘기해주기가 너무 힘들다. "현준아~ 아빠가 회사에 가야 현준이가 맘마..
첫 째 현준이가 태어났을 때 가지고 있던 세계관이 순식간에 무너졌다. 아예 다른 세계가 펼쳐질 줄은 정말 몰랐지. 참. 다만, 아이에 대한 사랑이 너무 커서 매일 새롭게 펼쳐지는 세계가 두렵지 않았다. 아내에게 미안하지만, 그 시기에는 온전히 현준이에게만 신경을 집중했다. '귀엽다' 혹은 '사랑스럽다' 또는 '예쁘다' 라는 표현 밖에 할 수 없다는 것이 안타까울 정도로. 그렇게 2년을 보냈다. 그 기간동안 아이는 커갔고 커가며 더욱 더욱 더욱 귀여워졌다. 눈 빛만 보내던 녀석이 날 보고 눈웃음 짓고 옹알이 하던 녀석이 아빠아빠 하고 이제는 '아빠. 너무너무 보고싶었어요!' 라고 말해준다. 아이고. 귀여운 놈 ㅎ 아내와의 결혼 전, 직후의 약속 대로 우리는 둘째를 가졌다. 둘째는 가지고 나서 아내는 자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