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편광주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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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영화제와 옥상달빛
배우 장진영이 죽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애생관(애기능 생활과학 도서관 : 대학교 자치도서관)에서 옥상영화제를 기획했었다. 장진영은 사랑하는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죽어갔고 그 해, 각종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휩쓸었다. 아마 가을이었을 것이다. 낙옆이 바람에 날렸고 코끝에 마른 흙냄새가 올라올 때쯤이었으니. 난 옥상영화제를 여는 팜플릿 첫 장에 이런 글을 써넣었다. 자신없게 흘려 쓴, 오프라인으로 퍼져나간 내 첫 글이 아니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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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은 누군가를 향한 그리움의 공간입니다.
배우 장진영이 떠나던 날, 저녁 애기능 학생회관 옥상 위로 별 하나가 떴습니다.
가을의 문턱에서 우리는, 그녀를 기억하는 영화를 상영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제1회 옥상영화제
하늘 가까운 곳에서 만나는 네 편의 영화
누군가 그리워진다면 옥상으로 올라오세요.
여기는 애기능 학생회관 옥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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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후배는 이 글이 좋다고 했었다.
그날 밤, 영화제를 끝내고 남은 맥주캔을 따면서 선배의 눈에 비쳤던 달빛별빛들.
달빛이 어디에서 잠드는지. 나는 그때 알았다.
흐트러진 의자들을 접고, 자리를 정리하면서 비틀.
난 무엇인가에 취했더랬다.
요즘 그때가 종종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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