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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남편광주아빠
루시드 폴. 고등어
우울한 시간을 보내고 싶어서 우울할 것 같은 사람들을 만나 우울한 얘기나 하며 우울한 술잔을 들고 싶었다면 거짓일까? 개그콘서트의 한 코너에서 오나미는 12월 25일이 무슨 날이냐는 한민관의 질문에 쿨하게 금요일? 하고 말했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나는 한껏 우울해지고픈 마음에 술을 마시려 현관문을 열었다. 빌라 건물 밖으로 나가자 찬 바람이 가슴팍으로 달겨들었고 나는 평소처럼 아이팟을 꺼내 전원을 켰다. 루시드폴의 고등어다. 덕지덕지 껴있던 아버지 고환의 때를 미지근한 물을 부어가며 불릴 때 나는 미안하다고밖에 아버지에게 말할 수 없었다. 목욕도 자주 못해드리는 나쁜아들. 미안해 아빠. 괜찮다고 말하는 아버지의 눈가에는 말라 비틀어진 눈곱과 그틈을 비집고 스며나오는 새로운 눈곱이 껴이었다. 아버지의 몸은..
틈/음표
2009. 12. 25. 2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