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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남편광주아빠
성석제. 그곳에는 어처구니들이 산다.
할머니는 꽃을 좋아했다. 사랑했다. 지금이야 아무도 살지 않기에 고향집 마당에는 억센 잡초들만 넘쳐나지만 잡초들을 유난히 싫어했던 당신께서 살아계셧을 적엔 마당은 잡초는 커녕 돌멩이하나 없이 깨끗했다. 네모난 마당 네 변에는 꽃을 안은 화분들이 가득했다. 철이 바뀔 때마다 피는 꽃들도 바뀌어 방안에 누워 문을 열면 겨울을 제외하곤 일년 내내 꽃향기를 맡을 수 있었다. 이름모를 선인장에도 할머니는 꽃을 피워냈고, 여닫을 때마다 삐그덕 거렸던 마당 앞 철문 옆에는 맨드라미가 대열을 이루고 있었다. 봉숭아, 채송화가 집으로 들어오는 길 양옆으로 흐드러지게 피어있었고 텃밭 한 귀퉁이에서는 5월이면 박속처럼 하얀 꽃이 앵두나무 가지끝에 환하게 폈다. 모든 꽃들은 할머니의 손으로 피었다. 할머니는 때가 되면 가지를..
틈/누군가의 한 소절
2009. 12. 30. 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