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꽃의기억 (1)
서울남편광주아빠
내 안의 욕망이 고개를 드는 순간에 나는 버티기 보다 쉽게 무너져 내렸다. 술자리에서 취기를 이기지 못함에도 계속 술잔에 술을 따랐고, 이른 새벽 봉두난발로 침대에서 벗어나야 하는 시간에 잠을 이기지 못했고, 삶의 곤궁 속에서도 그녀와 방탕한 사랑을 즐겼다. 절제, 인내, 중용의 덕들은 순식간에 허물어지고 그 자리에 썩은 욕망의 탑이 세워졌다. 나는 쉽게 무너져 내렸다. 같은 경험을 가진 사람이 반갑게만 다가오는 것은 아니다. 그 경험이 숨겨야만 하는 경험이고, 그 경험의 치부를 감쌀 포장지가 너무 가볍다 싶으면 경험의 공감대는 거부감을 만들어 낸다. 또 다른 더러운 내가 내 옆에 있다는 사실은 내 심장에서 검은 피가 흘러나오는 것을 직접 보는 것처럼 역겹다. 그냥 싫은 것이다. [꽃의 기억]에서 박경진..
틈/누군가의 한 소절
2009. 10. 7. 1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