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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남편광주아빠
2009년 겨울.
늦은 밤, 달그닥 거리는 소리를 품은 거실 한쪽 구석에서 라면을 끓인다. 물이 끓으려 할 때쯤, 미리 썰어서 얼려놓은 청양고추 조금과 만두, 그리고 라면 스프와 야채가루를 넣는다. 물이 끓으면 라면을 넣고 더 팔팔 끓인다. 반찬은 총각김치. 시간은 12시를 넘고 있고 세상은 조용하다. 아버지 오줌통 한번 비워 드리고 잡은 젓가락. 김이 모락모락 어둠을 가르고 총각김치 한 입 베어물고 살짝 느낀 오한에 몸서리 친다. 바깥은 춥다. 담배연기처럼 나오는 입김을 뿜으며 오그라드는 몸뚱아리를 간신히 집 안으로 밀어넣으면서, 삶은 고단하고 처절했다. 버스에는 사람들이 그득했고 졸립고 멍한 삶의 단락들은 그 속에서 비벼져 버스는 복작스러웠다. 내 라면은 꿀떡꿀떡 잘도 목구멍을 타내려갔고 국물은 위장 한 가운데서 찰랑..
틈/사소한 것들
2009. 12. 19. 0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