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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남편광주아빠
비와 당신
무너져 내린 하늘 구멍으로 연일 비가 쏟아진다. 비의 줄기로 앞이 보이지 않을 지경이다. 물 흘러가는 소리로 비가 내리고 사람들은 모두 안으로 들어가버렸다. 글을 쓰고 있는 여기서 밖을 봐도 사람의 그림자는 보이지 않는다. 어딜 바삐 뛰어가는 지 작은 우산이 어울리지 않는 덩치 큰 사내가 내 시야를 가로질러 간다. 나는 책상으로 의자를 당겨 컴퓨터를 켰고 또 이렇게 자판을 두들기고 있다. 어제는 엉망진창이었다. 그래도 분위기는 꽤 좋았다. 비가 내리는 날의 나는 기분이 좋았던가. 어느날엔가 비 냄새가 진해 그것에 대해 썼던 기억이 난다. 봄여름가을겨울의 비 냄새. 향기라기보다 냄새라는 말이 적절했던. 바닥부터 들끓던 그 솟아오름이 좋아 나는 비가 오면 멍하니 창 밖을 바라봤다. 그저 일없이 바라보는 것이..
틈/사소한 것들
2009. 7. 14. 15: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