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사물 (1)
서울남편광주아빠
상처
모든 사물은 상처다. 칠이 많이 벗겨진 개다리 소반, 이광기가 아들의 죽음을 기억하며 울고 있는 저 텔레비전, 회사를 퇴사하면서 구입한 엠피쓰리, 드럽게 새로 사고싶은 핸드폰, 상경하면서부터 우리 집 벽에서 재깍거리는 시계. 모든 게 전부 상처다. 아프고 쓰리고 눈물나고 아리고 모질다. 몇 해 살지 않았지만 내 인생에서 나타났다가 사라졌을 그 모든 사물이여. 그 때의 내 시간을 채워주었던 모든 이들이여. 사랑이여. 함께 했던 모든 사물들에 내려 앉아 있을 추억들이 모두 상처다. 나는 라면 냄비를 보면 제대 후 복학생으로 살았던 2005년 겨울이 생각난다. 내겐 같이 교정을 거닐 동기가 없었고 함께 추위를 이겨낼 여우목도리가 없었고 늦은 밤 밥상에 밥공기 같이 올릴 친구가 없었다. 북적거리는 24시간 식당..
틈/사소한 것들
2010. 1. 10. 1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