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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남편광주아빠
삼시세끼
건설현장에서 토목 반장으로 십수년을 일 해오신 아버지는 가시기 몇일 전까지 꼭 삼시세끼를 챙겨드셨다. 반쯤 불에 그을린 듯 익은 얼굴을 하고 현장에서 돌아오실 때쯤 아버지는 오늘 하루 무진장 더워 땀을 한 바가지는 흘린 것 같다며 늦은 저녁에도 두 공기씩 밥을 드셨다. 반주로 소주를 두 종이컵씩 들이키신 후 쇼파에 앉아 끝나가는 아홉시 뉴스를 붙잡고 코를 고셨다. 다음날에도 아버지는 아침 해보다 먼저 눈을 떠 꼭 아침을 드시고 일을 나가셨다. 티비에선 여전히 뉴스가 방송되고 있었고 뉴스에서는 여전히 이상고온을 예보하고 있었다. 졸린 눈을 비비고 버릇처럼 현관에서 아버지를 배웅하고 나면 나는 아침 먹는 걸 포기하고 한시간이나마 더 자려 고 다시 이불 속을 파고들었다. 그러고 다시 저녁이 되어야 아버지를 볼..
틈/사소한 것들
2011. 7. 15. 15: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