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성장소설 (1)
서울남편광주아빠
최인호. 머저리 클럽.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내가 다니던 고등학교는 말이 남녀공학이었지 층 별로 남녀를 갈라놓은 남고 와 여고의 분단체제나 다름없는 학교였다. 가까이 있지만 갈 수 없는 금남의 공간을 멀뚱멀뚱 쳐다보면서 우리 혈기왕성한 남학생들은 여학생들과 관련된 일이라면 사족을 못쓰고 덤벼들었다. 여학생 층이었던 3층을 가로질러야만 갈 수 있었던 정보산업 실기시간에 우리는 단체로 열을 맞춰 이동했지만 눈은 여학생들의 반을 기웃거리며 그녀들의 삶을 단박에 훑어내고자 필살의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여학생들 중 누구의 얼굴이 예쁘며 누구의 가슴이 제일 크고 누구의 다리가 쭉쭉 잘 빠졌는지 야자 쉬는 시간마다 우리는 삼삼오오 모여 킬킬댔다. 그러다가 학교 밖, 그러니까 동네 친구라던지 초등학교 동창이라던지, 교회에서 가깝게 ..
틈/누군가의 한 소절
2010. 5. 13. 15: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