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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남편광주아빠
집으로 돌아와 늘 그랬던 것 처럼 바지를 벗고 빤쓰만 입고서는 컴퓨터 앞에 앉았다. 비 갠 뒤라 날씨는 맑았고 볕은 따뜻했다. 집에는 아무도 없었고 가스레인지 위에 올려져 있는 내용물이 아무것도 없을 게 분명한 냄비가 눈에 들어온다. 거실에는 엄마가 해오던 부업 일감들이 난수처럼 어질러져있고 그리고 천정. 천정에는 날지 못하는 돌고래 한마리가 며칠째 그 자리에 떠있다. 코를 천정쪽으로 세우고 꼬리는 쇼파쪽으로 내린 파란 돌고래. 얼마전 조카와 나들이 갔던 어린이대공원에서 조카 손에 쥐어준 오천원짜리 돌고래. 녀석은 아직 죽지않고 살아있다. 하지만 지금 자세히 보니 서서히 죽어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그새 공기들이 몸에서 많이 빠져나간 듯 꼬리부터 배 밑까지 쭈글쭈글 주름이 잡혀 있다. 날지못하는 돌고래..
틈/사소한 것들
2010. 4. 23. 14: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