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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남편광주아빠
갑자기 4년 전 치통이 떠올랐다
갑자기 4년 전 치통이 떠올랐다. 아침에 일어나서 봉두난발로 TV스위치를 켜고 트렁크 팬티를 부비적거리며 쇼파에 앉았다. 비가 떨어지고 있었다. 뭐하러 내리는 가. 중력의 진리를 이기지 못하고 땅 바닥으로 머리를 쳐박는 저 어리석은 몸짓. 나는 그 땅에서 뿌리 뽑힌 인생이었다. 누나의 빚은 내가 헤아릴 수 없는 수치였다. 아니. 내가 헤아리면 안되는 숫자들이었다. 갑자기 4년 전 치통이 쓰나미처럼 밀려 올라왔다. 계산기의 부품들이 오류를 낸 것은 아닐까. 나는 또 누르고 또 누르고 또 눌렀다. 4년 전. 나는 밤샘의 시험공부 속에 시력을 잃어가고 책상 구석에 꾸벅꾸벅 이마를 찢고 있었다. 갑자기 어금니에 바늘이 꽃혔다. 2분 간격으로 날카로운 바늘이 꽃히고 나는 몸을 베베 꼬면서 신음했다. 굵은 소금으로..
틈/사소한 것들
2009. 6. 10. 1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