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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남편광주아빠
Where Am I
그 남자는 끈질기게 자신이 지금 어디있는지 물었다. 내 멱살을 잡고 쥐고있는 손아귀의 힘을 더하면서도 그 남자는 끈질기게 지금 자신이 어디 있는 거냐고 외치듯 비명지르듯 따져 물었다. 세차게 비가 내리는 간이역에서 아무도 없는 공간에서 그와 나 둘이 배경을 지키고 있었다. 세계의 어딘가에서 툭 하고 떨어져 나온 것 같은 느낌의 이 남자는 도대체 왜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알지도 못한 채 내게 자신의 현재를 물어오고 있는 것일까. 가을 비는 내리치는 속력을 더해가고 나는 심한 오한기에 몸을 떨었다. 주위에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철로 곁에서 비맞으며 울고 있는 강아지풀과 역 담장을 타고 오르는 담쟁이 덩쿨들, 그 사이사이 매달려 떨어질 기미로 벽을 붙잡고 있는 조롱박들이 을씨년스럽게 시야에 들어왔다. 당황스..
틈/사소한 것들
2009. 9. 22. 19: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