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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남편광주아빠
픽업배송물
(내가 일하는 훼미리마트 더 까페) 찾아가지 않는 픽업배송물이 하나 있다. 주문일자는 지금으로부터 2년전인 2008년 여름의 어느날. 나는 잠시 그 때 내가 무슨일을 하고 있었나 생각해보다 손님을 맞는다. 픽업배송물을 담은 탑차가 올 때마다 나는 서랍장에서 그 물건을 꺼내 요리조리 살펴보곤 했다. 2년전 여름 어느날 누군가에게 배송되었어야 했을 주인없는 배송물. 내용물을 궁금해하며 아르바이트 생들끼리 배송물의 주인과 찾아가지 않는 사연에 대해 얘기해보는 일들도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이런 일들이 반복되면서, 그 배송물은 내 기억에서 조금씩 잊혀졌고 나는 평소처럼 라떼킴이 되어 커피머신에 커피빈을 넣으며 바리스타를 흉내내고 있었다. 거부할 수 없는 시간에 밀려 사라진 기억들. 내 일상에서 그 물건..
틈/사소한 것들
2010. 1. 24. 16: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