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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남편광주아빠
얼마전에 페이스북에 내가 하고싶은 것에 대해 적었었다. 음악듣기를 좋아해 작곡을 해보고 싶기도 했고 피아노도 배우고 싶었다. 기타를 조금 칠 줄은 알지만 그래도 고타로 오시오의 '황혼' 정도는 치고 싶었으며 또 내 이름으로 된 책을 내보고 싶기도 했다. 무슨 이유였는지 모르지만 늦은 밤 페이스북에 버킷리스트를 적고 잠이 들었다. 다음날 몇명의 페친들이 그 글에 댓글을 달아줬다. 내게 댓글은 큰 감흥을 일으키는 건 아니라서 그냥 대충읽고 말았다. 그러고 나서 얼마 지나 아내도 그 글을 봤는지 대뜸 내게 물었다. 오빤 하고 싶은게 참 많구나. 말에 약간 뒤끝이 있는것 같아서 나도 얘기했다. 자기도 한번 하고 싶은거 한번 적어봐. 뭔가 작게나마 해소되는 느낌이야. 아내는 그 말을 듣자마자 대답했다. 난 지금은..
아내가 서울에 있을 때 아침마다 바나나주스를 갈아줬다. 일어나서 씻고 집 밖을 나서기까지 15분 밖에 걸리지 않는 나는 그 사이에 뭘 먹어본 적이 없었다. 내 기억으로는 중학교 시절부터 아침을 먹지 않았고 그래서 결혼할 때도 아내에게 아침같은건 만들어먹지 말자고 했다. 어느날부턴가 아내가 아침에 바나나 주스를 갈아주기 시작했다. 또 챙겨주는 건 잘 먹는 스타일이어서 좀 부대끼긴했지만 꿀꺽꿀꺽 마시고 출근했다. 자던 차림에 얼려두었던 바나나를 갈고 우유를 부은 후 꿀을 넣는 모습이 여간 예뻐보였다. 맛도 좋았고. 첫째녀석을 가지기 전부터 아내는 내 건강을 끔찍히 생각했는데 간에 좋다는 약들을 꼬박꼬박 챙겨주었고 광주에서 올라오는 도라지즙이며 배즙, 포도즙, 양파즙 등을 넉넉히 챙겨두고 때마다 마시게 해주었..
"오빠. 왜 이런데서 뽀뽀 하려고해?" 연애를 시작하고나서 나는 뽀뽀가 너무 고팠다. 사귀기로 하고 나서 길거리에서 뽀뽀하는 연인들을 보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 특히 횡단보도에서! - 나는 변태인가? ㅜ 아내를 길들여야겠다고 생각했다. 모르는 사이에 흠뻑 젖어버리는 보슬비처럼 천천히, 조용히 그 범위를 넓혀가면서 언제든 내 뽀뽀에 본인도 모르게 입술을 내밀 수 있게 되도록. 헤어지는 집 앞에서의 뽀뽀는 쉬웠다. 아내도 헤어지기 아쉬웠을테니! 밤의 골목길 뽀뽀도 나름 쉽게 통과. 아무도 없으니. 문제는 밝은 날 밖에서의 뽀뽀였는데 처음에는 데이트 할 때 자주 갔던 카페에서 시작했다. 단 둘이 앉아 있지만 다른 사람들도 많아 시선이 느껴지는 상황 아내를 다른 사람들을 등지게 하고 앉힌 후 내가 옆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