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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남편광주아빠
사랑이라 말하며 모든 것을 이해하는 듯 뜻 모를 아름다운 이야기로 속삭이던 우리 황금빝 물결 속에 부드러운 미풍을 타고서 손에 잡힐 것만 같던 내일을 향해 항해했었지 눈부신 햇살 아래 이름 모를 풀잎들처럼 서로의 투명하던 눈길 속에 만족하던 우리 시간은 흘러가고 꿈은 소리 없이 깨어져 서로의 어리석음으로 인해 멀어져 갔지 우~ 그리움으로 잊혀지지 않던 모습 우~ 이제는 기억 속에 사라져 가고 사랑의 아픔도 시간 속에 잊혀져 긴 침묵으로 잠들어 가지 사랑이라 말하며 더욱 깊은 상처를 남기고 길 잃은 아이처럼 울먹이며 돌아서던 우리 차가운 눈길 속에 홀로 서는 것을 배우며 마지막 안녕이란 말도 없이 떠나갔었지 숨 가쁜 생활 속에 태엽이 감긴 장난감처럼 무감한 발걸음에 만족하며 살아가던 우리 시간은 흘러가고 ..
학교 앞에 김밥천국에서 시킨 2500원 짜리 라면에는 가운데에 가지런하게 콩나물이 올라앉아있었다 젓가락을 들어 그녀석들을 곱게 펼쳐서 국물에 푹 담근다음에 면발이랑 같이 섞어잡아서 한입 후룩 넘기면 시험공부로 지친 마음도 따뜻해지는 듯 했다 막 복학을 했을때 이놈은 내 둘도없는 친구였다 군제대 후 정신이상으로 소심함을 과식했던 터라 발맞출 사람이 없어서 혼자 끼니를 연명해야했던 그때 발그레한 눈웃음치며 나를 반겨준 녀석이었다 먹고나서 부리는 심술덕에 화장실을 들락날락 거려야 했지만 뜨거운 연기로 내 시야를 흐려주어 꾹꾹 눌러나오는 슬픔도 다 가려주었던. 낮잠을 늦게까지 자다가 얻은 말짱한 정신덕에 집앞 김밥천국에서 너를 만났건만 예전같지 않은 맛에 참 오랜만에 너를 찾은 나에대한 불만이려니.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