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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남편광주아빠
아내의 부탁으로 아내가 민준이와 함께 서울로 올라와 강의를 들었다. 강의를 듣는 거 보다는 서울에서 아내와 민준이를 만날 수 있다는 게 너무 좋았다. 학동역에 내려서 아내와 민준이를 기다리는데 이상하게 웃음이 났다. 요새는 민준이가 많이 생각나는데 요놈이 표정도 많아지고 옹알이도 많이해서 너무너무 귀여워 죽겠다. 아내가 민준이를 안고 저 멀리서 걸어오는데 보자기를 뒤집어 쓰고 있는걸 보니 자는 것 같았다. 보자기를 살짝 열어보니 잘랑말랑 눈을 뜨고 있었다. 아오. 귀여운 놈. 왜이리 예쁜지 2년 전 현준이가 너무 귀여웠던 그 때로 돌아간 것 같다. 아내에게 '내가 안을까?' 했다가 괜찮다고 해서 삐질 뻔했다. 쳇. 교육을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민준이가 조금 꽁알대는 것 같아 내가 '내가 민준이 안고..
아빠가 만날 미안해. 삼시 세끼 밥을 위장으로 넘기는데 없어서는 안될 것이 밥이나 반찬이나 국물이나 물이나 또는 숟가락, 젓가락인 줄 알고 있던 나는 입 속의 흰 옥수수들에 무감했다. 내가 맛있게 파김치를 밥 가득 뜬 숟가락 위로 얹고, 김이 몽글몽글 오르는 라면 한 젓가락을 들어 호호 불어재끼며, 이것저것 남은 반찬들을 큰 대접에 섞고 고추장 한 숟가락 퍼 넣고 오른손 왼손으로 비빌 때 우리 아버지는 바닥에 누워 간이 소변통 뚜껑을 열고 신음하며 오줌을 누었다. 오줌 색은 술을 들이부어 썩을대로 썩어버린 위장을 부여잡고 이른아침 변기 앞에서 토해내는 신물처럼 노랗고 냄새는 지독히도 독했다. 이동식 소변통은 며칠만 세척하지 않아도 오줌 때가 더께처럼 통 바닥에 자리잡아 방 전체를 집어삼킬 듯 공기를 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