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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窓을 열고

장진. 굿모닝프레지던트.

김윤후 2009. 10. 28. 17:13

(사진출처 : 굿모닝 프레지던트 공식 홈페이지 http://www.president2009.co.kr)


어색한 일을 해결하려 전화했던 친구녀석과의 대화 끝에 녀석은 자기병원에서 고객들을 상대로 영화 시사회를 한다고 했다. 강남에 소재한 대한민국 탑 3안에 든다는 유명한 병원이었기에 고객을 상대로 영화관 한 관을 전세해 시사회를 한다는 녀석의 말이 평소 녀석의 허풍같진 않았다. 흔쾌히 가겠노라 대답했다. 마침 김훈의 '공무도하'를 다 읽은 때였고, 술 한잔 할 기분이었지만 같이할 사람도 주변에 없었기에 딱히 거절할 상황도 아이었다. 지하철을 탔고 7시가 못되어 강남역에 내렸다.


간첩 리철진, 킬러들의 수다, 아는 여자, 웰컴투 동막골(각본), 박수칠 때 떠나라, 아들, 바르게 살자 가 내가 본 장진 감독 영화 전부. 통상적으로 말해 그의 유모코드는 내 접속 코드와 극을 같이 했다. 좀 웃겼다. 특히 [아는여자]와 [바르게 살자]는 그 코드의 절정판이었다.

어차피 그의 영화의 평론을 쓰자고 이 글을 시작하는 것이 아니기에 - 내가 무슨 평론을 쓸 주제도 실력도 안되니 - 그리고 그의 영화가 지금 절찬리에 상영 중이기에 섣부른 스포일러가 되진 않겠다. 아무튼 요새 하는 냥으로 추천 별 5개 만점 별을 준다면 나는 4개 주련다. 후하게도 아니고 적절하게.

개인적으로 영화를 통틀어 내게 가장 인상깊었던 캐릭터는 세번째로 등장한 대한민국 최초 여자 대통령 한경자(고두심)이 아니라 그의 남편인 최창면(임하룡)이었다. 그의 상상력은 영화 전반을 걸쳐 능수능란하게 발휘되지만 대통령 한경자와 남편 최창면의 이야기는 상상이겠지만 막상 벌어진다면 거의 100% 영화상의 진행처럼 될 것이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아아. 여자 대통령의 남편이 참석해야 하는 주부의 날 행사의 계면쩍음이란. 친구들과 술한잔 하고 마누라가 만들어주는 술상을 받고 싶어하는 친구들의 성화에 못이겨 청와대로 달려가는 장면에서 나는 마른 울음을 삼켰다. 에휴. 한숨이 안나올 수 가 없다.


(사진출처 : 굿모닝 프레지던트 공식 홈페이지 http://www.president2009.co.kr)



캐릭터의 특출성이나 연기자들의 연기력은 말할 필요가 없다. 그의 페르소나들은 죄다 출연한다. 거의 결정판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거기에 박해일까지. 캐스팅만 놓고보면 올해가 가기 전에 이만한 영화를 만나보기도 쉽지 않을 듯 싶다. 이순재가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며 맥주한잔 걸치는 신은 그래서 명장면이다. 목이 칼칼할 때는 대통령이고 쥐새끼고 할 것없이 맥주한잔 까야 하는 거다. 그게 진리다.

추천 별을 주긴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 블로그에 들어와서 추천 별을 보고 영화 볼 아해들도 없을 것이기에 나는 당당히 추천한다고 말하지는 않으련다. 뭐 영화라는게 다 볼놈은 보고 안볼놈들은 안볼 것이다. 오락영화 오락영화로 보고 나오면 된다. 마술쇼를 과학적 실험성찰쇼로 보고 나오지만 않으면 되듯. 아무튼 장진은 유쾌하다. (120분 토론장면 집중하자. 요즘 말로 완전 쩐다.)

장동건은 여전히 잘생겼고 이순재는 하이킥의 유머순재를 이어갔으며 여전히 한채영의 가슴은 냉동인간처럼 싱싱했고(난 왜 한채영이 나오면 제일 먼저 가슴에 눈이 가는 것일까?) 고두심은 여전히 연기귀신이었다. 이정도면 됐지?


p.s  YS를 연상시키는 신들은 그냥 넘어가자. 그리고 다시한번 확인하자. 대통령이 가장 무서워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공형진. 역시 이런 연기는 공형진이 해줘야 제맛. ^^

(사진출처 : 굿모닝 프레지던트 공식 홈페이지 http://www.president200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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