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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생각

[아빠육아] 아이의 눈 높이에서

김윤후 2018. 7. 18. 17:37

 

 

 

"아빠. 저게 뭐에요"

현준이가 십자가를 가르켰다.

늘 하던 밤 산책 중에 밝게 불이 켜진 십자가가 궁금해진 녀석.

 

"응~ 사람들이 기도하는 곳이야!"

말이 아직 서툰 현준이는 아무말 없이 나를 쳐다봤다.

내가 하는 말이 뭔지 모르겠다는 의미다.

 

"현준아. 이렇게 해서 눈을 감고 좋아하는 사람을 생각하는거야.

그리고 다치지 않도록 해달라고 하는거야. 이렇게. 이렇게"

나는 두 손을 합장하듯 모으고 볼 옆으로 갖다 대면서 눈을 감아 보였다.

 

"이렇게?"

현준이가 바로 따라했다. 고사리 같은 손을 모르고 눈은 감지 않으면서

고개를 오른쪽으로 숙이며. 내가 하는 행동은 다 따라하고 싶은 녀석.

 

기도라는 말은 몰라도,

'좋아하는 것', '눈을 감는 것', '다치지 않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기에 그렇게 말해줬다.

단, 현준이가 잘 기억하도록 행동을 담아서.

 

....

 

"자기야? 현준이한테 교회 얘기해줬어?"

어느날 아내가 전화로 물었다.

 

"무슨? 교회? 아~ 내가 기도하는 곳이라고 얘기해줬어~"

아내와 현준이가 밤 산책을 나갔는데 멀리 불켜진 십자가를 보면서 얘기하더란다.

"엄마! 저기는 이렇게 하는 곳이에요. 기도하는 거에요"

그리고 손까지 모아서 눈을 감고 아내에게 보여주더란다.

 

"어쩜 우리 현준이는 정말 자기가 해주는 얘기는 다 기억하나봐!"

아내는 놀란 음성으로 현준이를 대견해했다.

 

아이들은. 모두 알 수 있고 이해할 수 있다.

항상 보고 들으며 느끼고 있다. 이게 내 육아 철학이다.

문제는 방법이다. 그걸 고민하는게 부모라고 생각한다. 어렵지만 그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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