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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생각

[아빠육아]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김윤후 2018. 7. 21. 11:23

 

 

 

"자기야 현준이랑 너무 뽀뽀하고싶어. 하고 싶은 걸 참는게 너무 힘들어"

현준이가 채 100일도 지나지 않았을 때 아내에게 했던 말이다. 아이가 포동포동 살이 오르고

얼굴에 귀여움이 덕지덕지 뭍어나는데 뽀뽀를 할 수 없다니. 그 때의 아내와 나는

혹시나 세균이 옮을까봐 볼에도 뽀뽀를 하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러지 않았어도 되는데.

 

"현준아 뽀뽀~! 한 번 더~! 마지막으로~!

현준이와 뽀뽀 할 때 꼭 세번 해버릇했더니 내가 하자고 할 때마다 꼭 세번 해준다. 이제는 뽀뽀가 자연스러운지

뽀뽀로 장난을 치기도 하고 아침에 일어나면 둘째 민준이에게 달려가 현준이가 직접 볼에 뽀뽀를 해준다.

나는 현준이와 뽀뽀를 하면서 항상 이말을 덧붙혀 주는데

 

"현준아! 아빠는 정말 현준이가 좋아. 세상에서 젤로젤로 좋아!'

언젠가는 현준이가 내게 똑같이 말해주는데 순간 감동이 올라와서 눈물이 나올뻔 했다.

 

아버지가 뇌출혈로 쓰러지시고 수술 후 편마비로 '아이'가 되셨을 때

난 그제서야 아버지와 뽀뽀를 했다. 내가 현준이처럼 어렸을 때 분명 아버지와 뽀뽀를 했을 텐데

'아들과 아버지'라서 그런지 커서는 해본적이 없었다.

 

"아빠! 뽀뽀~"

하면 아버지께서 침대에 앉아있다가 내게로 돌아 입술을 쭉~ 빼고

뽀뽀를 해주셨다. 엄마는 이걸보고 징그럽다고 하셨다. 나는 너무너무 좋았다.

뽀뽀하면서 아버지께서 오래오래 건강하시길 바랐다. 그렇게 되진 못했지만.

 

"현준아! 아빠, 엄마랑 뽀뽀해도 되? 응? 우리 그럼 셋이 같이 뽀뽀할까?"

요새는 현준이에게 엄마와 뽀뽀해도 되는지 물어보는데 장난꾸러기 녀석은 언제나 웃음섞인 목소리로

안된다고 한다. 그러면 셋이 같이 뽀뽀하자고 입술을 내밀면 아내와 나와 현준이가 셋이 뽀뽀를 하게 되는데

그때 기분이 너무 좋다. '행복하다'고 느끼면서 '가족이구나' 생각하게 된다.

 

"현준아! 우리 민준이한테 뽀뽀해줄까? 민준이는 아직 어리니까 입술에는 말고 볼에다?"

현준이와 내가 한 쪽씩 맡아서 볼에 뽀뽀해줄 때가 있는데 현준이는 뽀뽀를 나한테 배워서

자꾸 두 손으로 현준이 볼을 감싸고 뽀뽀하려고 한다. 아내는 아빠의 교육이 이런 사태를 만든 거라며 농담한다.

 

언제까지 아들과 뽀뽀를 할 수 있을 지 모르니 내가 아프지 않은 동안 최대한 많이 뽀뽀하고 싶다.

- 감기라도 걸리면 뽀뽀를 못하니 뽀뽀도 건강해야 할 수 있는거라는 것을 이제 알았다.

 

뽀뽀할 때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야 한다고 했는데. 생각해보니 말이 우습다.

뽀뽀할 때 어떻게 하면 사랑하는 마음이 담기지 않을 수 있을까? 좋아하고 사랑하기 때문에 뽀뽀를 하는 것인데.

그래도 아들이 아직 어리기에 널 좋아해. 많이 많이 사랑해. 애기해주면서 오래오래 뽀뽀하고 싶다.

 

요새 현준이가 뽀뽀하자고 하면 입을 오므리는게 아니라 아~ 하고 벌리면서 다가오는 장난을 치는데

녀석이 뽀뽀를 재미있게 생각하는 것 같아서 다행이면서도 다른 친구한테도(여아) 그렇게 장난을 쳤다고 하니

다시 잘 알려줘야겠다. 아. 이렇게 자판을 두드리고 있는 와중에도 현준이와 뽀뽀하고 싶다. 민준이랑도.

조금만 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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