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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사소한 것들

자판 두드리기.

김윤후 2010. 11. 28. 21:38








몇 달 전 야동을 많이 다운받아놔서 그런 건지 별 프로그램도 깔려 있지 않은 데스크탑 컴퓨터가 망가져버린 이후로 아직도 고쳐지지 않은체 거실에 방치되고 있었다. 얼마 안가 형님께서 노트북을 한 대 가져오셨고 랜선만 빼서 이제는 노트북으로 인터넷을 하고 있는 상황. 그동안 여자친구가 생겼다. 추운 겨울이 왔고 조금있으면 연말이다. 시간 참 빨리 간다. 

 글을 쓰지 않던 나를 '외로움의 아이콘'이라 부르며 타박하던 후배녀석이 쓴 글을 읽으면서 자판을 두르린다. 두드릴때마다 소리가 난다. 타닥타닥타닥. 사람들 길 걸어가는 소리. 소리 사이사이에 끼어드는 반쪽짜리 기억들은 많지만 반쪽이라 적진 않을 거다. 오늘은 눈이 왔다. 내게는 첫눈이었다.

 그래도 기신거리듯 찾아든 PC방에서 나는 자판을 두드린다. 대원이형이 내게 문자를 두들길때도 타닥타닥. '멍때리면서 술 홀짝거리기에 좋은 날씨' 멍때리면서 형 문자를 보다가 살짝 졸았던 것 같다. 배설하듯 PC방에 몇글자 싸질러 놓고 간다. 뿌지직.

초점이 자꾸 흐릿해지는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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