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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말] 아빠? 회사에 가요?

김윤후 2018. 8. 2. 14:10

 

 

"아빠? 회사에 가요?"

 

첫째 녀석이 나보다 조금 늦게 일어나 양복을 입고 있는 나를 보고 얘기한다.

목소리에는 울음이 섞여있고 표정은 약간 울상.

다 깨지못한 정신으로 내게 어디 가냐고 물어서

"아빠 회사에 가 현준아."

 

회사. 가 뭐 하는 곳인지는 중요하지 않을테고 단지 현준이는

아빠가 있으면 힘껏 밀어볼 수 있고

여기 저기 도망다닐 수 있고

쩜프해도 아빠가 받아줄 수 있고

나를 들어 하늘로 던져줄 수 있고

거꾸로 들어 흔들어줄 수 있고

아빠랑 술래잡기를 할 수도 있고

이것 저것 아빠랑 할 수 있는게 많은데 하지 못한다는게

슬플 뿐일 것이다.

 

나는 그 모든것을 알고 있지만

해줄 수 없으며 결국 회사에 가야 한다는 사실을

현준이에게 얘기해주기가 너무 힘들다.

 

"현준아~ 아빠가 회사에 가야 현준이가 맘마도 먹고

엄마가 민준이 쭈쭈도 줄 수 있고 또 아빠가 현준이 장난감도 사줄수 있어요!"

 

큰 눈에서 금방이라도 눈물이 떨어질 것 같다.

고개를 떨구고 가지고 있던 장난감을 만지작 거리는 현준이.

사랑하는 사람과 아침마다 이별해야만 하는 기분이 이런걸까.

 

"현준아! 아빠가 회사 갔다 올 때 현준이 선물 사가지고 올까요?"

 

"네!"

 

동그란 눈으로 아빠를 쳐다보면서 웃는 녀석

겨우겨우 출근을 한다.

겨우겨우 보고싶음을 참는다.

 

거리를 걸어

지하철을 타고 회사에 출근하면서 나는

현준이가 내게 했던 질문을 나에게 다시 해본다.

 

꼭 회사에 가야만 하는걸까?

꼭?

 

답은 없고 답답함과 그리움이 밀려오는 출근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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