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편광주아빠

자고 일어나면 엄마가 있어야 해. 본문

광주아빠

자고 일어나면 엄마가 있어야 해.

김윤후 2018. 9. 3. 09:40

 

 

 

현준이가 잘 자고 있는 걸 확인하고 밖으로 나와 티비를 틀었다.

건조기에서 마른 빨래를 꺼내 거실 한 가운데로 옮겨 놓고

자 이제. 빨래를 정리해볼까?

쉼호흡 하고 선풍기를 '약'으로 틀어놓고 자리에 앉으려는데

 

방안에서 현준이의 울음소리.

후다다닥 일어나 방문열어보니 현준이가 일어나 앉아 울고 있었다.

엄마. 엄마 하고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울고 있다.

 

현준이 깼구나?

엄마가 없어서 울었어? 아빠가 다시 왔어~

현준이가 무서웠구나~ 아빠가 미안해. 아빠가 옆에 있을게.

 

현준이 눈물을 닦아주고 다시 눞혀 안아주었다.

조금 더 나오는 눈물을 닦아주는데도

조금씩 '식식'거리며 울음이 나오는지 현준이는 작게 '엄마. 엄마.' 거렸다.

다시 잠이 오는지 눈을 감고 내 품에 안겨서 조용해진 그 때.

품 속의 현준이가 너무나 따뜻해서 기분이 좋았다.

- 말로 표현하기 힘든 감정이었다.

 

늘 엄마와 함께 잠들고 또

늘 깨어보면 엄마가 있었기에 그렇게 무서웠던 걸까?

자고 일어났는데 엄마가 없어 울면서 현준이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아마도 예전의 나처럼 집은 엄마고, 잠은 엄마이며, 내 세상은 엄마. 라고 생각하고 있진 않을까.

 

논 사이로 작게 난 길을 뛰어

엄마엄마 부르며 집으로 들어갔을 때 엄마가 없는 걸 확인하고

가방은 저만치 던져놓고 흙길을 울며 달려

엄마엄마 하면서 논밭으로 엄마를 찾으러 갔던 기억

 

이 기억이 지금도 또렷한 걸 보면

어떤 측면으로든 내게 큰 감정이었다는 것인데 왜

현준이가 잘 때 옆에 꾸준히 있어주지 못하고

자는 걸 확인하자마자 나와서 일을 하려고 하는 걸까?

 

에잇 못난 아빠.

그래도 빨래 개려면 그 시간밖에 없어.. 흑흑

현준아 엄마가 현준이를 많이 사랑해.

가끔 자다 깨서 엄마가 없어도 너그럽게 이해해주길!

'광주아빠'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빚처럼 쌓이는 미안함  (1) 2018.11.03
[아이의 말] 아빠? 회사에 가요?  (1) 2018.08.02
두번째 사랑이 첫 사랑을 이기는.  (1) 2018.07.06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