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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모] 서울의 달

김윤후 2018. 7. 9. 17:17

 

 

"오늘 밤 바라본, 저 달이 너무 처량해. 너도 나처럼 외로운 텅빈 가슴안고 사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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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처럼 우중충한 날에는 하늘을 봐야 한다.

이게 뭔소리 인가 싶겠지만

맑은 날의 하늘은 맑아서 쳐다보는 사람이 많은데

어느정도 흐린, 비가 올 것같은 날씨에는

하늘을 보는 사람이 드물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런 날 하늘이 예술이다.

잠깐이라도 비가 갠 오후의 하늘은

마음을 차분히 다독여주는 색이다.

수고했어. 라고 속삭이는 위로다.

사랑하는 사랑이 그리워지는 마음이다.

 

아내를 생각하다가 듣고 싶은 노래.

김건모. 서울의 달.

 

언젠가.

요새 노래는 오래오래 듣기에 너무 힘들어.

난 그냥 80, 90, 00년도 초반 노래를 평생 듣고 사는게 나을거 같아. 라고

취한 술자리에서 얘기한 기억이 있다.

 

- 김건모의 3집을 모두 들었을 때의 희열을 기억한다.

  장르도 모르고 인기있다길래 사서 들은 테이프.

  모든 곡이 명곡인 앨범이 한 개인에게 일생동안 몇번이나 찾아올까?

  들어보면, 모든 곡이 명곡이다. 지금 들어도 전혀 촌스러움이 없다.

 

집으로 돌아와

꼬북칩 먹으면서 '미우새'의 김건모를 보는데

어딘가 모르게 짠하다. 흑. 나이 먹은 미혼 궁상라이프.

그러다가도 속옷차림으로

아내와 아이들 광주에 두고

혼자 앉아 과자 먹는 내 모습을 생각해보면 흑. 나도 짠하다.

혼자 있기 애매한 시간에는 간단하게 옷을 걸쳐 입고

밖으로 나간다. 근처에 있는 학교라도 한번 걷고 와야지 하고.

 

 

 

"하나 되는게 없고, 사랑도 떠나가버리고 술 잔에 비친 저 하늘의 달과

한 잔 주거니, 받거니, 이 밤이 가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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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서울이 아니더라도 사는건 힘들다.

힘들지 않고 살수 없을까? 나아질것 같지 않는 삶

퍽퍽한 가슴. 답답한 머리. 아쉬운 오늘.

 

걸으며, 노래를 들으며 사람들을 본다.

집 앞에서 사랑한다고 반겨주는 아내 그리고 아이들

오늘 정말 수고했어. 용기주는 동료

감사합니다 또 오세요. 정겹게 인사하는 마트 직원

힘겹게 파지를 주우시면서도 웃음짓는 할머니

빵과 우유를 먹으면서도 아이들 사진에 행복한 공사장 인부

힘든 삶을 하루하루 버티게 하는건 그래도 사람이라는 생각을 한다.

 

서울의 달은 광주의 달과는 다르다.

내가 보는 달을 아내와 현준, 민준이도 보고 있을까

술 한잔 생각나려 했던 감정이 누군가의 그리움으로 충만해져 돌아가는 길

바람이 시원하다. 김건모의 서울의 달은 남모르게 밝다.

아아. 글에 두서가 없다. 힘들다.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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