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편광주아빠
김동률. 그건말야 본문
감정이 힘겨울 때 발이 무거울 때 누군가에게 정신을 기대고 싶을 때 나는 사람에게 다가가기 보다 음악에 기댔다. 나도 어쩔 수 없는 상황에거 진부한 가사가 울컥 마음을 헤집어 놓는 건 내 처지가 슬퍼보여서 일까. 때론 음악이 어지렵혀진 감정선들을 제자리로 돌려놓기도 한다.
김동률의 노래는 대표곡 이외에 많이 아는 곡이 없을 정도로 내게 익숙하지 않았다. 흔히 남자들의 로망으로 불러재껴지는 '취중진담'이나 최근에 알렉스가 불러서 좀 떴던 '아이처럼'이 내 수준이었다. 김동률 콘서트 앨범을 통으로 아이팟에 집어넣고 버려두고 있던 차에 '그건 말야'를 재생했다. 역시나 좀 울컥했다.
가사? 역시 진부하다. 그러나 어쩌겠나. 내 삶도 지리멸렬한 것을. 보잘 것 없는 것을.
그냥 들어보자.
힘들어 하는 너에게 미안하면서도
애써 모른 척 하면서 못나게 굴었었지
되려 화를 내면서 먼저 돌아 선건,
아무것도 알 수 없는 내가 초라해서야
그 때 말야 조금 더 나를 믿어달라고
널 붙잡고 싶었지만 네 마음이 그 누구보다 너무 알 것 같아서
그냥 보내 주는 게 널 위한 일일 줄 알았어
제법 괜찮아 질 만큼 시간이 지나
웬만한 네 소식쯤은 흘릴 수 있었는데
우연히 알아버린 네 결혼 얘기에 무작정 너에 집 앞을 찾아가게 되었지
나는 말야 아직도 너를 사랑하나봐
아닌 척 살아봤지만 내 마음이 제멋대로
널 그리워 하니까
기껏 달아나 봐도 어느새 또 그 자리니까
어렵게 너를 불러내놓고, 난 또 다시 아무 말도 못하고
얼굴 봤으니 됐다 그만 들어가 봐 돌려보내는 ..
그건 난 아직 너를 사랑하니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내 마음이 제멋대로 널 그리워 하니까 애써 흘려보내도 어느새 다 채워지니까
-----------------------------------------------------------------
'틈 > 음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현식. 변덕쟁이 (0) | 2009.11.21 |
---|---|
김현식. 쓸쓸한 오후. (0) | 2009.11.13 |
홍경민. 행복한 나를. (0) | 2009.11.04 |
김연우. 바람 어디에서 부는지 (2) | 2009.10.21 |
전람회. 마중가던 길 (0) | 2009.09.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