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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유나. 사랑이라는 건.

김윤후 2009. 12. 4. 17:13

있는대로, 나이까지 30개를 먹어가는 요즘. 이 나이 먹도록 운전면허증 하나 가지지 못한 나는 어떤 일이든 시작하는 것을 마냥 두려워하는 20대 초반의 여린 학생들처럼 삶이 안절부절못하다. 사소한 것들에 집착아닌 집착을 하며 시간을 허비하고 내딛는 발걸음엔 도통 방향도, 의미도, 목적도 없다. 바람이 매우 찬데, 겨울인데, 일년이 이렇게 져가고 있는데 먹어도 먹어도 부르지 않는 희망과 마셔도 마셔도 차지 않는 가슴은 신경쓰지 않아 졸아버린 된장국처럼 짜고 또 쓰리다. 책상 앞에 의자 당겨놓고 앉아 야동보며 수음하던 모습이나, 제대로 공부하지도 않고 봤던 토익의 성적표를 받고 쿨하게 웃어넘겼던 장면이나, 고작 책 몇권 읽으면서 책과 일촌맺은듯한 고약한 냄새를 풍기는 자태들이 서른을 목도한 지금, 갑자기 왜, 강 건너의 사랑하는 이를 바라보는 것처럼, 늑골 사이를 집요하게 파고드는 한 겨울 강바람처럼, 무섭도록 시리게 후회되는 것일까.

친구들을 만나서 술을 따르고 현재를 얘기하며 고작 내일밖에 걱정할 줄 모르는 우리가 겪는, 서른을 향한 짙은 두려움과 출발선에서 총소리를 기다리는 초조함들이 모두 당연한 것이라면 난 빨리 올해가 가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고작 내일밖에 걱정할 줄 모르는 나는 오늘을 넘기기도 드럽게 힘들다. 젠장. 일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냄새나는 글들은 집어치우고 노래나 한곡 듣자. 그러고 보면 나는 '한량'을 꿈꾸지만 늘 '한심'에 머무르는 것 같다. 망설이다간 밥 다 태운다.





사랑이라는 건(89년 대학가요제 대상)
전유나

☆★☆★☆★☆★☆★☆★

1) 사랑이라는 건 장난감처럼
이리저리 끼워맞출 수가 없잖아
있는 그대로 느끼면서 예~
뜨거운 마음으로 사랑하면 돼
기다릴 때엔 초조하고
일분 일초 가는 시간이 너무 따분하지만
창문 너머로 그대 모습 예~
보일 때면 내 가슴 뛰네

숨기던 너의 비밀이
붉은 입술에 새겨져 있네
나만을 사랑한다고 어쩜 말할 것도 같은데
워~ 왜 망설이나 워~ 왜 망설이나

(간주)

2) 사랑이라는 건 꾸밈이야
웬일인지 자기도 몰래 자꾸 예뻐지는 것
있는 그대로 보이기엔 예~
초라하게 느껴지는 걸
좋아한다고 말은 안해도
수줍음만 타는 그 표정은 너무 귀여워
바라만보는 내 모습이 예~
어쩌면 더 귀여울 줄 몰라

숨기던 너의 비밀이붉은 입술에 새겨져 있네
나만을 사랑한다고 어쩜 말할 것도 같은데
워~ 왜 망설이나 워~ 왜 망설이나

우우우 -
☆★☆★☆★☆★☆★☆★

( 출처 : 가사집 http://gasazip.com/614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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