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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고승희.

김윤후 2018. 7. 5. 17:30

 

 

아내.

 

오늘은 아내와 사귄지 2904일

아내와 결혼한 지 1301일 되는 날이다.

 

주말에 교육을 나와 어제 새로 만든 블로그에 첫 글을 쓰는데

막연하게 아내 얘기를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시작을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핸드폰을 보니 아내와 아이들의 '시작'과 연관된 숫자들이 보였다.

 

조금만 더 있다가 하자. 던 그 때의 아내를 들들 볶아 결혼한지

1301일이나 되었다. 그 때의 아내와 나는 지금의 아내와 내가 될 줄 알았을까?

 

1300여일 동안 아내는 두 아이를 낳았다.

정확히는 두 아들을.

결혼하고 얼마 안가 첫째를 임신했기에 아내에게 그동안은 아마

임신, 출산, 육아 그리고 임신, 출산, 육아로 남아있겠지?

요새는 아내와 있어도 두 아들을 보느라 서로의 생각을

깊에 얘기하지 못했다. 아내에게 그동안은 어떻게 기억되었을까?

 

아내도 여자라 그동안 내게 몇번씩 자신이 어떤지를 물었었다.

오빠 나 아직 괜찮아?

나 살 많이 쪘는데. 그래도 괜찮아?

내 배좀봐. 몸매가 엉망이야 어때?

피곤해서 그런가. 얼굴 피부가 망가지네. 이상하지?

......

 

그 모든 질문에

괜찮아. 아직 너무 예뻐.

난 아직도 자길 보면 안고싶어. 대답했다.

아내는 안도하는 듯했다. 피식.

아니더라도 그렇게 얘기해줘서 고마워 오빠.

아니야~ 진짜야 자기야.

정말로 사랑하면 사람은 진짜로 더 예뻐진다.

아내는 처음 만날 때보다 지금이 더 예쁘다.

 

두 아들의 육아는, 더군다나

한 녀석은 천방지축 3살

한 녀석은 엄마 젖 없으면 난리나는 4개월차의

독박육아는 뼈를 깎는 고통을 수반하기에

아내는 어쩔 수 없이 광주로 내려갔다.

나는 평일에 서울에서 일하고 주말엔 광주에서 육아하는

아빠가 되었다. 그 사실을 아내는 많이 미안해 했는데

나는 그러지 말라고, 난 자기가 조금이나마 편한게 더 좋다고 얘기했다.

 

- 그래서 두 번째로 만든 블로그의 이름을 이렇게 지었다.

 

1300일동안 아내는 매우 헌신했고 힘들었을텐데

그 동안 나는 어떻게 보였을까?

자기같은 아빠가 없다고, 자기같은 아빠가 있었으면

나도 정말 좋았을 것 같다고 늘 나를 칭찬해주는 아내.

아이들에게는 정말 좋은 아빠였겠지만

반대로 아내에게 정말 멋진 남편이었을까?

사실은 그게 걱정이다.

 

그래서 여기. 서울남편. 에서는 아내에 대한 마음만 쓸 예정이다.

- 그렇다고 우리 부부가 대화가 없는건 전혀 아니다.

 

오늘 교육이 끝나고 광주로 내려가는데

늘 아내는 내가 내려가기 전 통화에서

보고싶어 자기야. 보고싶어.

라고 얘기해준다. 아이고. 이러니

내가 아내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나.

 

일상의 작은 변화겠지만 글을 쓰며

이제는

내 가족을 생각하려 한다. 그 중 가장 사랑하는 아내를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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