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편광주아빠
아내. 고승희. 본문
아내.
오늘은 아내와 사귄지 2904일
아내와 결혼한 지 1301일 되는 날이다.
주말에 교육을 나와 어제 새로 만든 블로그에 첫 글을 쓰는데
막연하게 아내 얘기를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시작을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핸드폰을 보니 아내와 아이들의 '시작'과 연관된 숫자들이 보였다.
조금만 더 있다가 하자. 던 그 때의 아내를 들들 볶아 결혼한지
1301일이나 되었다. 그 때의 아내와 나는 지금의 아내와 내가 될 줄 알았을까?
1300여일 동안 아내는 두 아이를 낳았다.
정확히는 두 아들을.
결혼하고 얼마 안가 첫째를 임신했기에 아내에게 그동안은 아마
임신, 출산, 육아 그리고 임신, 출산, 육아로 남아있겠지?
요새는 아내와 있어도 두 아들을 보느라 서로의 생각을
깊에 얘기하지 못했다. 아내에게 그동안은 어떻게 기억되었을까?
아내도 여자라 그동안 내게 몇번씩 자신이 어떤지를 물었었다.
오빠 나 아직 괜찮아?
나 살 많이 쪘는데. 그래도 괜찮아?
내 배좀봐. 몸매가 엉망이야 어때?
피곤해서 그런가. 얼굴 피부가 망가지네. 이상하지?
......
그 모든 질문에
괜찮아. 아직 너무 예뻐.
난 아직도 자길 보면 안고싶어. 대답했다.
아내는 안도하는 듯했다. 피식.
아니더라도 그렇게 얘기해줘서 고마워 오빠.
아니야~ 진짜야 자기야.
정말로 사랑하면 사람은 진짜로 더 예뻐진다.
아내는 처음 만날 때보다 지금이 더 예쁘다.
두 아들의 육아는, 더군다나
한 녀석은 천방지축 3살
한 녀석은 엄마 젖 없으면 난리나는 4개월차의
독박육아는 뼈를 깎는 고통을 수반하기에
아내는 어쩔 수 없이 광주로 내려갔다.
나는 평일에 서울에서 일하고 주말엔 광주에서 육아하는
아빠가 되었다. 그 사실을 아내는 많이 미안해 했는데
나는 그러지 말라고, 난 자기가 조금이나마 편한게 더 좋다고 얘기했다.
- 그래서 두 번째로 만든 블로그의 이름을 이렇게 지었다.
1300일동안 아내는 매우 헌신했고 힘들었을텐데
그 동안 나는 어떻게 보였을까?
자기같은 아빠가 없다고, 자기같은 아빠가 있었으면
나도 정말 좋았을 것 같다고 늘 나를 칭찬해주는 아내.
아이들에게는 정말 좋은 아빠였겠지만
반대로 아내에게 정말 멋진 남편이었을까?
사실은 그게 걱정이다.
그래서 여기. 서울남편. 에서는 아내에 대한 마음만 쓸 예정이다.
- 그렇다고 우리 부부가 대화가 없는건 전혀 아니다.
오늘 교육이 끝나고 광주로 내려가는데
늘 아내는 내가 내려가기 전 통화에서
보고싶어 자기야. 보고싶어.
라고 얘기해준다. 아이고. 이러니
내가 아내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나.
일상의 작은 변화겠지만 글을 쓰며
이제는
내 가족을 생각하려 한다. 그 중 가장 사랑하는 아내를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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