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편광주아빠

장영재. 경영학 콘서트. 본문

틈/누군가의 한 소절

장영재. 경영학 콘서트.

김윤후 2010. 5. 31. 20:40









눈꼽을 떼고 글을 쓴다.



 수학의 기억
 나는 수학을 잘했다. 성적만 놓고 보면. 국민학교 5학년 때까지는 4점 짜리 시험지를 받아오는 학생이었지만 중학교를 지나 고등학교에 다닐 때는 시험마다 늘 고득점이었다. 수능에서는 만점이었고. 하지만 이건 수학을 잘했다는 말의 과거이지 수학을 좋아했다는 말의 근거는 아니다. 나는 수학을 좋아하지 않는다.

 적립카드
 수많은 적립카드들의 발급 이유가 뭘까? 나는 본질적인 이유를 알지도 못한 채 목표되어있는 발급 건수를 채워 성실한 사원으로 인정받기 위해 영업사원시절 무작정 고객들에게 적립카드를 발급받도록 권유했다. 발급 시에는 100원짜리 쵸콜릿까지 제공하면서. 적립카드를 발급받는 고객이 꾸준히 늘어 나는 회사로부터 성실한 사원으로 인정받긴 했지만 내 생각에 적립은 고객에게만 100% 이점이 있을 뿐 충성고객을 보유한다는 이론적 이득 말고는 회사적으로는 별 소득이 없을 것 같았다. 그러나 이는 무척이나 짧은 생각. 이 책을 보고나서야 알았다.

 경영의 기억
 경영은 사람을 잘 굴려서 조직에 최적화 시키고 최적화된 다수의 사람들을 활용해 기업이 최고 이윤을 낼 수 있도록 하는 모든 수단과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한마디로 중요한 것은 사람이고 그 사람을 잘 뽑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일이 경영의 시작이라고 믿어왔다. 유통업 종사 시에 나는 수십명의 파트타이머들의 면접을 봤었다. 나는 진지했고 당시 편의점업계 면접에서는 드물게 한 명의 면접에 20분이 넘는 시간을 할애했다. 내가 뽑은 스텝들은 성실했고 열심히 일했다. 나는 그들의 능동성이 내가 지시한 일에 한해 발휘되길 기대했고 하나를 가르쳐주면 열은 아니더라도 다섯에서 예닐곱은 해냈다. 나는 실물경제 최전방에서 점포를 경영하는 점장으로써 점포의 매출을 극대화하기위해 불철주야 노력했지만 시기적으로 소비가 증가하는 매출 성향에 맞춰 상품 수를 늘리거나 큰 목소리로 홍보하는 것 외에는 별 다른 것이 없었다. 수리적으로, 통계학적으로, 분석적으로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했던 어중띤 시기.

 경영학 홍수
 대학 재학 시절 이중전공을 하려는 이공계 학생들 중 상당수가 경영학이나 경제학에 지원하는 학생들이었다. 그 중 특히 경영학과는 모집인원의 5배가 넘는 학생들이 지원에 합격 학점 커트라인이 3.7을 넘어서기도 했다는 후문이 있을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나는 당시 이공계 학생들이 자신들은 수학을 잘하고 컴퓨터에도 능하기에 현대 정보화 시대에 슈퍼컴퓨터로 모아진 정보들을 수학적 알고리즘으로 해석해 경영에 도입하는 과학, 혹은 수익경영에 적합하다고 생각했기에 경영학에 많은 관심을 보이며 지원서를 제출한 것으로 보지 않았다. 다만, 경영학을 전공하게 되면 회사의 수뇌부에서 일을 할 수 있어 영업 따위로는 내려가지 않아도 될 것이라는 생각이 대다수 학생들의 지원이유였다는게 내 생각이었다. 

 장영재. 경영학 콘서트.
 수학과 컴퓨터. 이제는 경영학의 한 몸체를 구성하게된 녀석들. 다양한 정보와 함께 수학적으로 접근하지 않으면 해결할 수 없는 수많은 문제들. 희소한 자원을 분배하여 최대 이윤을 내는 것이 경영학의 과제라면 이제 녀석들은 급변하는 경영전쟁터에서 없어서는 안 될 무기가 되었다. 그 전쟁터에서 살아남은 자들의 생생한 증언들이 장영재의 시선으로 모였다. 재미있는 경영학. 날씨가 덥다. 간만에 소설이 아닌 글을 봤더니 만날 김치만 먹다 오이냉국에 밥말아 먹은 기분.

소장하고 싶은 책은 아니라서 애생관에 기증한다. 돈 벌려면 수학을 잘해야 할 듯. 돈벌긴 글렀군.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