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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남편광주아빠
사랑이라 말하며 모든 것을 이해하는 듯 뜻 모를 아름다운 이야기로 속삭이던 우리 황금빝 물결 속에 부드러운 미풍을 타고서 손에 잡힐 것만 같던 내일을 향해 항해했었지 눈부신 햇살 아래 이름 모를 풀잎들처럼 서로의 투명하던 눈길 속에 만족하던 우리 시간은 흘러가고 꿈은 소리 없이 깨어져 서로의 어리석음으로 인해 멀어져 갔지 우~ 그리움으로 잊혀지지 않던 모습 우~ 이제는 기억 속에 사라져 가고 사랑의 아픔도 시간 속에 잊혀져 긴 침묵으로 잠들어 가지 사랑이라 말하며 더욱 깊은 상처를 남기고 길 잃은 아이처럼 울먹이며 돌아서던 우리 차가운 눈길 속에 홀로 서는 것을 배우며 마지막 안녕이란 말도 없이 떠나갔었지 숨 가쁜 생활 속에 태엽이 감긴 장난감처럼 무감한 발걸음에 만족하며 살아가던 우리 시간은 흘러가고 ..
"아빠? 회사에 가요?" 첫째 녀석이 나보다 조금 늦게 일어나 양복을 입고 있는 나를 보고 얘기한다. 목소리에는 울음이 섞여있고 표정은 약간 울상. 다 깨지못한 정신으로 내게 어디 가냐고 물어서 "아빠 회사에 가 현준아." 회사. 가 뭐 하는 곳인지는 중요하지 않을테고 단지 현준이는 아빠가 있으면 힘껏 밀어볼 수 있고 여기 저기 도망다닐 수 있고 쩜프해도 아빠가 받아줄 수 있고 나를 들어 하늘로 던져줄 수 있고 거꾸로 들어 흔들어줄 수 있고 아빠랑 술래잡기를 할 수도 있고 이것 저것 아빠랑 할 수 있는게 많은데 하지 못한다는게 슬플 뿐일 것이다. 나는 그 모든것을 알고 있지만 해줄 수 없으며 결국 회사에 가야 한다는 사실을 현준이에게 얘기해주기가 너무 힘들다. "현준아~ 아빠가 회사에 가야 현준이가 맘마..
"오빠. 왜 이런데서 뽀뽀 하려고해?" 연애를 시작하고나서 나는 뽀뽀가 너무 고팠다. 사귀기로 하고 나서 길거리에서 뽀뽀하는 연인들을 보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 특히 횡단보도에서! - 나는 변태인가? ㅜ 아내를 길들여야겠다고 생각했다. 모르는 사이에 흠뻑 젖어버리는 보슬비처럼 천천히, 조용히 그 범위를 넓혀가면서 언제든 내 뽀뽀에 본인도 모르게 입술을 내밀 수 있게 되도록. 헤어지는 집 앞에서의 뽀뽀는 쉬웠다. 아내도 헤어지기 아쉬웠을테니! 밤의 골목길 뽀뽀도 나름 쉽게 통과. 아무도 없으니. 문제는 밝은 날 밖에서의 뽀뽀였는데 처음에는 데이트 할 때 자주 갔던 카페에서 시작했다. 단 둘이 앉아 있지만 다른 사람들도 많아 시선이 느껴지는 상황 아내를 다른 사람들을 등지게 하고 앉힌 후 내가 옆에 ..
사랑에 관한 어려운 질문 너는 내게 이따금 묻네 너와 나의 관계를 그것은 참 어려운 질문 그러면 나는 대답하네 나란히 걸어가면서 나는 너의 뒷모습 나는 네가 키운 밀 싹 너의 바닷가에 핀 해당화 어서와서 앉으렴 너는 나의 기분 위에 앉은 유쾌한 새 나는 너의 씨앗 속에 나는 너의 화단 속에 나는 너를 보면 너의 얼굴만 떠올리면 산나무 열매를 본 산새처럼 좋아라 그러면 너는 웃네 분수같은 뒷모습을 보여주면서
--------------------------------------------------------------------------- 붙들 수 없는 꿈의 조각들은 하나 둘 사라져 가고 쳇바퀴 돌듯 끝이 없는 방황에 오늘도 매달려 가네 거짓인 줄 알면서도 겉으론 감추며 한 숨섞인 말 한마디에 나만의 진실 담겨 있는 듯 이제와 뒤늦게 무엇을 더 보태려 하나 귀기울려 듣지 않고 달리보면 그만인 것을 못그린 내 빈 곳 무엇으로 채워지려나 차라리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 그려가리 엇갈림 속에 긴 잠에서 깨면 주위엔 아무도 없고 묻진 않아도 나는 알고 있는 곳 그곳에 가려고 하네 근심쌓인 순간들을 힘겹게 보내며 지워버린 그 기억들을 생각해 내고 또 잊어버리고 이제와 뒤늦게 무엇을 더 보태려 하나 귀기울려 듣지 않..
"자기야 현준이랑 너무 뽀뽀하고싶어. 하고 싶은 걸 참는게 너무 힘들어" 현준이가 채 100일도 지나지 않았을 때 아내에게 했던 말이다. 아이가 포동포동 살이 오르고 얼굴에 귀여움이 덕지덕지 뭍어나는데 뽀뽀를 할 수 없다니. 그 때의 아내와 나는 혹시나 세균이 옮을까봐 볼에도 뽀뽀를 하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러지 않았어도 되는데. "현준아 뽀뽀~! 한 번 더~! 마지막으로~! 현준이와 뽀뽀 할 때 꼭 세번 해버릇했더니 내가 하자고 할 때마다 꼭 세번 해준다. 이제는 뽀뽀가 자연스러운지 뽀뽀로 장난을 치기도 하고 아침에 일어나면 둘째 민준이에게 달려가 현준이가 직접 볼에 뽀뽀를 해준다. 나는 현준이와 뽀뽀를 하면서 항상 이말을 덧붙혀 주는데 "현준아! 아빠는 정말 현준이가 좋아. 세상에서 젤로젤로 ..
"아빠. 저게 뭐에요" 현준이가 십자가를 가르켰다. 늘 하던 밤 산책 중에 밝게 불이 켜진 십자가가 궁금해진 녀석. "응~ 사람들이 기도하는 곳이야!" 말이 아직 서툰 현준이는 아무말 없이 나를 쳐다봤다. 내가 하는 말이 뭔지 모르겠다는 의미다. "현준아. 이렇게 해서 눈을 감고 좋아하는 사람을 생각하는거야. 그리고 다치지 않도록 해달라고 하는거야. 이렇게. 이렇게" 나는 두 손을 합장하듯 모으고 볼 옆으로 갖다 대면서 눈을 감아 보였다. "이렇게?" 현준이가 바로 따라했다. 고사리 같은 손을 모르고 눈은 감지 않으면서 고개를 오른쪽으로 숙이며. 내가 하는 행동은 다 따라하고 싶은 녀석. 기도라는 말은 몰라도, '좋아하는 것', '눈을 감는 것', '다치지 않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기에 그렇게 말해줬다..
-------------------------------------------------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내 텅빈 방문을 닫은채로 아직도 남아있는 너의 향기 내 텅빈 방안에 가득한데 이렇게 홀로 누워 천정을 보니 눈 앞에 글썽이는 너의 모습 잊으려 돌아누운 내 눈가에 말없이 흐르는 이슬방울들 지나간 시간은 추억속에 뭍히면 그만인 것을 나는 왜 이렇게 긴긴밤을 또 잊지못해 세울까 창틈에 기다리던 새벽이 오면 어제보다 커진 내 방안에 하얗게 밝아온 유리창에 썼다 지운다 널 사랑해 ------------------------------------------------- 회사를 퇴사하고 아버지 병간호를 하며 보내던 시절 결혼전 아내를 기억한다. 아내 주변 친구들은 대부분 결혼을 하고 있었다. 누구는 아파..
--------------------------------------------------------------- 결혼이란 두 사람이 함께 사는 생활 속으로 돌입한다는 뜻이다. 그 안에서 범속한 일상들이 끝없이 되풀이된다. 의식주를 해결해야 하고, 그것을 위해 생활비를 벌어야 학, 공동의 아이를 양육해야 한다. 그 세월의 더께 속에서, 실은 두 사람이 최초에 무척 특별한 감정으로 맺어졌던 관계임을 상기할 여력은 사라진다. 욕실의 타일 줄눈ㅇ 더러워지는 것처럼, 어떤 일들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아주 서서히 일어난다. 삶의 무게가 두 사람의 어깨에 고르게 배분되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 때론 내 어깨가 무겁다는 것보다 저 사람의 어깨가 나보다 가벼워 보인다는 사실에 신경을 곤두세우게 된다. 하루하루 살아가느..
"오늘 밤 바라본, 저 달이 너무 처량해. 너도 나처럼 외로운 텅빈 가슴안고 사는구나" ------------------------------------------------------------------------------ 오늘처럼 우중충한 날에는 하늘을 봐야 한다. 이게 뭔소리 인가 싶겠지만 맑은 날의 하늘은 맑아서 쳐다보는 사람이 많은데 어느정도 흐린, 비가 올 것같은 날씨에는 하늘을 보는 사람이 드물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런 날 하늘이 예술이다. 잠깐이라도 비가 갠 오후의 하늘은 마음을 차분히 다독여주는 색이다. 수고했어. 라고 속삭이는 위로다. 사랑하는 사랑이 그리워지는 마음이다. 아내를 생각하다가 듣고 싶은 노래. 김건모. 서울의 달. 언젠가. 요새 노래는 오래오래 듣기에 너무 힘들어. 난..